영국의 대형 온라인 패션 리테일러인 미스가이디드(missguided)가 지난 5월 말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고객들은 물론 패션 산업에 충격을 주고 있다. 다행히 바로 프레이저그룹(Frasers Group)이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는 했지만 330명의 직원 중 이미 140명은 해고통지를 받는 등 대규모 실직이 예상되고 있고 오더 한 상품이 도착하지 않는 등 고객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스가이디드는 2009년 니틴파시(Nitin Passi)가 맨체스터에서 창립한 온라인 패스트패션 리테일러로 아소스(Asos) 및 부후(boohoo)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국의 대표적인 이커머스 리테일러로 성장했다.

특히 셀러브리티를 기용하는 컬래버레이션이나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2016년에는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등 멀티채널 리테일러로 확장하는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라이벌인 부후가 패션 브랜드들을 인수해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움직이고 중국의 이커머스 리테일러 쉬인(Shein)이 혜성처럼 나타나 누구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어필하는 등 온라인 패스트패션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셀러브리티 마케팅에만 의존하던 미스가이디드는 점점 마켓셰어를 잃기 시작했다.



팬데믹 동안에는 이커머스 신장 효과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는 듯했지만 록다운이 풀리고 오프라인 매장이 다시 문을 열면서 미스가이디드의 매출은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지난해 말에는 법정관리에 들어갈 뻔했으나 투자회사인 알터리(Alteri Investors)로부터 830억원(£53m)을 펀딩 받아 그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그 후 6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 서플라이어들에게 지불이 연체되는 등 미스가이디드는 심각한 캐시플로의 문제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 실패를 두고 분석가들은 패스트패션 시장의 포화 외에도 젊은 고객들이 예전만큼 패스트패션에 지출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야기한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폭등으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패스트패션 같은 비필수품에 대해 지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젊은 고객들일수록 지속가능성에 포커스를 두기 시작하면서 점점 패스트패션을 멀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패션 특히 패스트패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 패션비즈=홍영석 기자]  

*미스가이디드(missguided.com)는?
_ 2009년 니틴파시가 봉제업을 하던 부친에게서 자금을 빌려(7800만원) 론칭
_ 16~34세 타깃의 패스트패션 제공
_ 기획에서 포스팅까지 3일~2주 소요로 업계에서 가장 신속하게 신상품을 제공하는 시스템
_ TV 프로그램을 스폰서 하거나 셀러브리티를 기용하는 스타 마케팅 운영
_ 연매출은 3250억원(£208m) 정도로 알려짐
_ 2021년 12월 알터리가 펀딩 하면서 50% 지분 인수
_ 2022년 5월 30일 법정관리에 들어감
_ 2022년 6월 1일 프레이저 그룹(Fraser Group)이 310억원(£20m)에 인수하는데 합의



<사진_ 미스가이디드의 실패는 온라인 패스트패션 시장의 포화와 젊은 고객들이 패스트패션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상황을 반영했다는 평이다. / 출처_ missguide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