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콘텐츠 산업인 패션산업의 가장 큰 이슈는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는가’이다.

K-패션의 글로벌화를 위해 우리가 갖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강력한 자원이 바로 ‘서울패션위크(Seoul Fashion Week)’다.  

세계 4대 패션위크인 파리 · 밀라노 · 런던 · 뉴욕 패션위크는 글로벌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가 가장 먼저 찾는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이다. 만약 서울패션위크를 세계 5대 패션위크로 육성할 수 있다면 K-패션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데 가장 강력한 마케팅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패션위크 운영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궁금증 하나가 생겼다. 궁금증은 ‘파리 · 밀라노 ·런던 · 뉴욕 패션위크는 그 나라의 최고 브랜드, 명품 브랜드가 참여하고 주도하는 데 반해 서울패션위크는 왜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할까’였다.  

서울패션위크에 한국의 대표 브랜드가 참여하지 못한 원인을 분석해 보면 첫째, 내수 중심의 영업 전략에 집중해서 글로벌 판매의 의지나 필요가 약하다는 점과 둘째, 유통 시스템이 홀세일이 아닌 100% 직영 판매 시스템이어서 재고부담 때문에 창조적인 디자인 구축보다는 판매 위주 상품 전략으로 매출을 올리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결과 글로벌 경쟁력에 자신감이 없어서 글로벌 전략에 투자할 의지가 약했고 서울패션위크 참여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운영 측면에서도 서울패션위크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민간투자가 어렵다 보니 서울시 재정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서울시의 내부 규정상 지원 사업은 중소기업에 한정돼 있어 중소기업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 규정상 서울시 주체 수익사업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MICE 산업으로 서울패션위크를 키워서 우리나라 대표 패션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로 인해 신진 디자이너와 중소기업만 참여하는 서울패션위크가 됐고 국내외 언론과 바이어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상황에서 온 ·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서울패션위크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반전의 희망을 보여줬다. 디지털에 강점이 있는 서울패션위크의 영향력이 글로벌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플랫폼이란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구축된다. 네트워크 효과란 좋은 콘텐츠가 많이 모일수록 바이어와 언론의 관심이 많이 모이고 더 좋은 콘텐츠가 모여서 서로 강화되는 효과다.

서울패션위크를 K-패션 글로벌화의 플랫폼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러면 글로벌 영향력이 있는 바이어와 언론을 초청할 수 있고 글로벌 바이어가 몰려드는 서울패션위크에 더 강력한 브랜드가 참여하면 강화된 서울패션위크는 독점적인 글로벌 브랜딩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자원에 더해 패션 대기업이 글로벌 브랜드를 목표로 스스로 투자해 합류 하고 서울시와 함께 글로벌 바이어와 언론을 초청해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면 서울패션위크는 세계 5대 패션위크로서 K-패션의 글로벌화에 첨병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 PROFILE
•  2009년 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 EMBA(Executive MBA)석사 과정 졸업
•  1988년 2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 경력
•  2019년 꼬끼오 대표(부사장)
•  2016년 미니소코리아 대표
•  2012년 세정 전략기획실장
•  2009년 인디에프 전략기획실장
•  2005년 한섬 경영기획실장
•  2004년 코오롱FnC 경영기획실 담당 임원
•  2002년 9월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
•  1989년 이랜드그룹 기획조정실 & 전략기획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4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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