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을 여행하던 어느 여행 작가가 부탄이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1위라는 것을 기억하고는 부탄 사람들은 정말 행복한지 가이드에게 물었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행복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는 않는다. 대신 내 주변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빈다. 내 주변 사람이 행복해지면 나는 당연히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듣고 부탄 사람들의 ‘행복의 비밀’을 알게 됐다. 우리는 늘 많은 것을 소망하고 기도한다. 나 자신에 대한 것부터 사랑하는 주변의 사람들의 행복까지도 더불어 기도한다. 누구나 행복을 인생 최고의 목표로 삼지만 정작 행복하지 못한 것은 욕심을 내려놓지 못할 때라는 것이 모든 인문 교양서적의 결론이다.

정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많은 것 중에서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일 것이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어디를 가나, 심지어 산속 작은 오솔길에서도 돌을 쌓아 소원을 비는 크고 작은 돌탑을 볼 수 있다. 누구나 많은 것을 소망하고 이루고 싶은 것이다.  이제 자신에 대한 크고 작은 소망을 조금 내려놓고, 부탄 사람들이 가진 행복의 비밀처럼 내 주변 사람들의 꿈이 이뤄지고 행복하기를 기도하면 하느님도 기뻐하실 것 같다.

“많이 먹고, 많이 돌아다니고, 걱정하지 마라”라고 어느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 말을 트위터에서 읽고 나서 정말 소중한 말씀이라고 생각해서 오랫동안 기억하려고 한다. 당연한 말 같지만 그 할머니의 삶의 지혜가 한마디로 응축된 말씀 같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나 건강을 위해 먹고 싶은 것을 참는 일, 오늘 여기저기 가보고 싶은 것을 내일로 미루는 일, 사람을 상하게 하는 일은 과로가 아니라 걱정과 불안인 것을 알면서도 매사 걱정이 많은 것을 보면 그 할머니의 말씀이 맞다. 지금 바로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굳이 고통받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산 정상에 오르는 것처럼 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도 그 과정은 행복해야 한다.  하지만 일상의 삶에서는 내가 아는 것과 느끼는 것 사이에서 항상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무엇이든 잘하려고 하는 욕심을 버리고, 그냥 하면 되는데(Just do it) 미리 걱정이 앞서고 스트레스를 받으니 잘하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시작도 못 하는 일이 많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엉덩이를 든다. 문을 열고 나간다. 한다”라는 ‘신계숙의 맛터사이클’의 신계숙 선생님이 생각난다. 생각이 길어지면 용기가 사라지는 법이다. 그 할머니의 말씀처럼 건강을 해치지 않는 한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시간이 날 때마다 많이 여행 다니고,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걱정을 멀리하면 누구나 행복해질 것이다.


■ profile
• 1987년 삼성그룹 공채 입사
• 1996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입사
• 2005년 해외사업부 상무
• 2010년 국내 패션본부 본부장
• 2012년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 겸직
• 2016년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
• 2020년 브런치 작가 활동 중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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