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시구엘, 패션 업계 최초 주 4일제 도입

    mi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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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10.26조회수 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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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둔 패션 브랜드 ‘데시구엘(Desigual)’이 직원 찬반 투표 끝에 지난 8일부터 주 4일제 근무를 전격 도입했다.

    스페인은 올해 초 ‘세계 최초’ 주 4일제 근무 입법을 예고한 바 있다. 군소 진보 정당인 마스 파이스(Mas Pais)의 정책 제안을 점진적 시범 운영 3년을 조건으로 정부가 수용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도입 조건을 충족하는 스페인의 기업들은 주 4일제 근무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거나 검토 중이다.

    가장 먼저 도입을 발표한 건 스페인 최대 통신 기업인 텔레포니카였다. 기업은 주 4일 근무를 희망한 직원 153명을 대상으로 법이 발효된 10월 1일부터 이들의 근무 시간을 주 40시간에서 주 32시간으로 20% 축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주 4일제를 선택한 근무한 직원들의 월급도 16% 삭감했다. 근무시간 축소 폭보다 월급 삭감 폭이 작은 이유는 국가 보조금을 통해 회사가 삭감폭의 일부를 수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월급 삭감에 따른 여파인지 텔레포니카에서 자율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신청한 직원의 비중은 전체 직원 수 대비 0.8%이 불과했다.

    패션 브랜드 ‘데시구엘’의 주 4일제 근무 도입은 앞서 말한 텔레포니카와 조금 달랐다. 회사는 10월 7일, 본사의 약 5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주 4일제 근무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직원의 66% 이상이 찬성하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전격 돌입한다는 조건이었다. 전 직원에게 적용되는 것이지만 ‘데시구엘’도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월급 삭감은 피해 갈 수 없었다.

    ‘데시구엘’이 밝힌 월급 삭감 폭은 6.5%이다. 근무시간은 기존 39.5시간에서 34.5시간으로 약 13% 줄어들지만 역시 회사가 국가 보조금을 통해 이의 절반인 6.5%에 대한 비용을 감당하기로 했기 때문에 직원이 받게 되는 월급의 최종 삭감 폭은 6.5%가 됐다.

    투표 결과는 당일 오후에 바로 발표되었는데 참석 98%에 찬성 86%였다. 투표 결과에 따른 업무시간 조정은 바로 이튿날부터 적용되어 ‘데시구엘’의 본사 직원들은 당장 10월 8일부터 새로운 근무시간에 맞춰 업무를 시작했다.

    또 주 4일제 근무와 더불어 ‘데시구엘’은 ‘3+1 근무정책’을 발표했다. 주 4일 중 3일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1일은 원격으로 근무하는 방식이다. ‘데시구엘’의 인사 담당자는 “지난해 팬데믹 록다운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해 본 결과 업무 효율이 오히려 늘어났고 직원 만족도도 커진데 따라 업무 방식을 다변화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새로운 주 4일제 도입으로 회사가 새로운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시구엘’의 주 4일제 근무 전격 도입에 대한 찬반 투표는 최근 스페인 패션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이슈였다. 모두가 그 결과에 촉각을 기울였던 가운데 예상치를 뛰어넘는 대다수 직원들의 찬성표를 얻으며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하게 된 ‘데시구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회사는 주 4일제 근무를 수용하지 않는 직원은 위로금을 받는 조건으로 근무 계약 해지를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혀 실제 이로 인한 해고가 발생할 경우 그 적법성 여부를 두고 벌써 논란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논란과는 별개로 ‘데시구엘’ 측은 “앞으로 본사뿐만 아니라 매장 직원 등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리 패션비즈=홍영석 기자]



    <사진_ 데시구엘 브랜드 이미지 / 출처_ 데시구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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