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보수적인 패션기업도 젊은 임원에 '눈독'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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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8.02조회수 1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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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적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패션기업들이 젊은 임원을 꾸준히 발탁, 영입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반드시 필요한 젊은 맨파워, 그리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신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목적 때문이다. 과거 팀워크와 조직력에 중점을 뒀던 운영 방식을 개인의 역량과 실력으로 평가하겠다는 기업이 늘어나는 점은 주목해야 할 키포인트다.

    그동안 패션기업들은 개개인의 성과로 평가하기 보다는 팀워크, 조직력에 무게를 둬 누구의 라인, 학연ㆍ지연 등으로 엮여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또 패션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대표인 오너와 그 가족 일원들이 대주주로서 기업을 이끌고 있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 보니 실력으로 평가받는 데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했다. 상장사가 아닌 경우는 오너 일가의 입김은 더 셀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보수적이라고 정평이 나 있는 기업들도 변화를 위해 젊고 스마트한 임원진을 찾아 나서고 있다. 오너 경영인들이 '탈권력’을 내세우며 새로운 임원의 수혈을 바라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줄 새로운 맨파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다.

    이랜드, 최운식•안영훈•황성윤 등 40초 CEO들 맹활약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는 곳은 이랜드그룹이다. 이 회사는 현재 각 계열사 대표를 모두 40대로 교체했다. 최근 이랜드리테일 대표에 81년생 안영훈 대표, 이랜드이츠는 82년생 황성윤 대표를 선임해 운영 중이다. 이에 앞서 2019년 이랜드월드에 최운식 대표, 이랜드파크에 윤성대 대표를 CEO를 발탁할 당시 최 대표는 40세, 윤 대표는 38세에 불과했다.

    3여년이 지난 현재 이랜드월드나 이랜드파크 모두 디지털 전환과 MZ세대 고객 소통 강화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가 5000억원대, 스파오가 3000억원대 매출 볼륨을 이루며 시장 내 입지를 다졌고, 매각을 고려했던 여성복 사업부도 다시 전개하기로 방향을 바꾸면서 로엠, 미쏘, W9 등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키즈 플랫폼 '키디키디'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면서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했으며, 이랜드 통합몰 또한 자사몰이 아닌 종합 아울렛몰로서 키워나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랜드리테일을 이끄는 안영훈 대표는 서울대 출신이며 유럽, 중국 등 이랜드의 해외 비즈니스를 맡아 운영한 경험이 있어 차세대 유통 모델 혁신에도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F, 온라인BIZ~씨티닷츠까지 점차 젊어지는 맨파워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하는 LF도 패션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젊은 맨파워를 가동 중이다. 패션사업을 총괄하는 김상균 대표가 69년생으로서 50대 초반이다. 대기업의 인사 시스템으로 봤을 때는 고속승진한 케이스며 이로 인해 브랜드 사업부장들도 대체로 젊게 가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스포츠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김혁 상무(76년생), 콘텐츠본부를 이끄는 지호신 상무(76년생) 등이 대표적이다. 또 e비즈니스 플랫폼 개발쪽에 합류한 호텔신라 출신의 권오성 상무(72년생)도 젊은 축에 속한다. 이와 함께 LF는 사내벤처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씨티닷츠 법인을 설립하고 대표는 유재혁 디렉터에게 맡겼다.

    30대 후반의 유 대표는 씨티닷츠를 통해 던스트를 키워나가고 있으며 앞으로 MZ세대가 만족할 만한 브랜드를 다양하게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국내 유통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를 확대하는 등 기존 LF에서 해왔던 사업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게, 그야말로 요즘 세대에 맞춰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코오롱도 실력 중심으로, 40대 임원들 잘 나가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도 보수적인 기업 색채를 좀 더 유연하고 젊게 바꾸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올 초 코오롱FnC 대표로 선임된 유석진 대표는 본인이 직접 나서기 보다는 실력있는 젊은 사업부장이나 디렉터들이 주축이 돼서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해볼 수 있게끔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편이다.

    지난해 임원인사를 통해 승진한 박성철 코오롱스포츠 상무(74년생)와 구재회 프로젝트팀 상무(76년생)는 비교적 젊은 임원들에 속하는데 성과 면에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박 상무는 코오롱스포츠 기획팀장으로서 역량을 발휘하면서 올드한 아웃도어 느낌을 모던한 라이프웨어로서 변화를 꾀한다. 오랜 경력의 베테랑 사업부장인 한경애 전무와 호흡을 맞추면서 실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구 상무 또한 슈콤마보니 브랜드 매니저로서 매출과 브랜드 파워를 동시에 잡은 데 이어 아카이브앱크 등 프로젝트성 브랜드를 기획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코오롱FnC 전반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또 최근 영입한 디렉터 출신의 이지은 상무(73년생)도 캠브리지멤버스와 신규 브랜드 론칭을 주도할 CN사업부 사업부장을 맡는 등 변화를 에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성통상, 신원, 세정 등 다소 보수적이었던 기업들도 젊은 사업부장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등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어 앞으로 이들의 도약에 관심이 모아진다. [패션비즈=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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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_ 안영훈 이랜드리테일 대표(좌_81년생)와 황성윤 이랜드이츠 대표(82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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