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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팩토리 부도가 남긴 교훈?..600억 규모 도산 일파만파

Tuesday, May 1, 2018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욕심이 화를 불렀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땡처리 신화’의 주인공으로 불리며 전국적으로 70개가 넘는 매장에 연매출 1500억원까지 올리며 상승세를 탔지만 사상누각에 불과했다. 제대로 조직을 키우지 못한 가운데 전상용 사장과 몇몇 측근 위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이 부실만 키웠다. 지난 2015년 야심차게 추진한 중국 진출도 대내외적으로 여러 악재가 맞물리면서 결국 두 손을 들었다. 회사 경영 정보를 직원들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한 것이 뼈아픈 실수다.”





“빅3 유통이 공격적으로 서울 도심과 외곽에 아울렛을 확장하면서 재고물량 수급이 어려워지자 이 회사는 자체 보유 상표권으로 직접 제조에 뛰어들었다. 하드웨어 중심의 리테일과 달리 SPA(제조 판매 일체형)는 디자인력과 상품력 등 소프트웨어가 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가격 소구형으로만 접근했다. PB 비중이 80~90%까지 늘어나면서 점점 더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많았다.”  

“한마디로 관리부재가 낳은 인재(人災)다. 오렌지팩토리가 연매출 1000억원 넘는 규모로 성장한 만큼 최고경영자인 전상용 사장은 회사의 비전을 세우고, 조직의 체계를 잡아 나가는 데 집중해야 했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실무자적인 입장에 우선했다. 임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위임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직접 챙기다 보니 주어진 하루 24시간은 똑같고 결국 관리의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오렌지팩토리’ 부도 소식을 접한 패션 유통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중국 진출 등 무리한 사업확장이 부실 초래  

오프 프라이스 아울렛에서 리테일SPA로 업태 전환하며 승승장구하던 ‘오렌지팩토리’가 지난 3월23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1월과 2월 제때 어음을 막지 못해 위태위태하다 결국 3월을 넘기지 못하고 최종 도산한 것이다. 부도금액은 주거래은행의 채무를 비롯, 협력업체들에 지급한 도래어음을 포함해 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부도처리에 앞서 이 회사는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관리부재가 낳은 人災, 고의부도 의혹 제기

일단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프라브컴퍼니와 관계사 우진패션비즈에 대한 포괄금지명령과 함께 회사 자산에 대한 보전처분 결정이 내려진 상태. 주거래은행과 거래처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는 두 회사를 상대로 일체의 채권추심과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은 실사과정을 거쳐 오렌지팩토리의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 평가한 뒤 존속가치가 높게 나오면 회생 개시결정을 내린다.

이후 채권단의 합의를 거쳐 작성한 기업회생계획을 제출하고, 심사 후 통과되면 인가결정을 받는 수순을 밟게 된다.  하지만 오렌지팩토리가 고의로 부도를 냈다는 험악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개시 또는 인가결정 여부가 녹록치 않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5개월치 급여와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며 “임금을 체불하고 지급의사도 없는 오렌지팩토리를 처벌해 달라”는 전 직원들의 청원까지 등장했다. 채권단 사이에서도 기업회생절차 부결을 위한 탄원서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대다수 협력업체들의 생산대금이 1년 이상 연체돼 있는 상황이다. 제품 입고 후 6개월짜리 어음을 발행하고 나서도 어음 결제일이 다가오면 또다시 연장된 어음으로 교환하는 일도 빚어졌다. 협력업체 대금 결제를 계속 미루다가 부도를 냈다”며 “상도(商道) 없이 상술만 난무했던 오렌지팩토리를 처벌해 달라”는 주장도 여럿이다.    

보따리상으로 시작, 리테일 SPA로 성장

반면 오렌지팩토리측은 “이번 유동성 위기만 극복하면 정상화는 물론 흑자 상태로의 전환이 충분하다”며 “수익금의 상당액을 소방관 돕기, 결식 아동 돕기, 스타트업에 지원해 오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다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채권단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회생절차가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협조와 신뢰가 절대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한때 리테일SPA의 대표주자로서, 「유니클로」의 대항마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왔던 오렌지팩토리가 왜 이렇게 몰락했을까? 전상용 사장은 보따리상으로 시작해 국내 최대 규모의 의류 할인매장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로 조명 받으며 수차례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거칠 것 없이 상승세를 탔던 그는 땡처리 재고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패션기업들은 브랜드사업을 중단할 경우 가장 먼저 전 사장을 찾아가 재고 일체와 상표권을 매각했다. 이렇게 해서 매입한 상표권만 해도 여성복 남성복 캐주얼 골프웨어 아동복 등 전 복종에 거쳐 30개가 넘는다.

헐값으로 매입한 상표권으로 전 사장은 의류 제조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오렌지팩토리가 전국구로 유통망을 늘리는데 기폭제가 됐다. 지난 2014년에는 전국적으로 70개가 넘는 중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리테일 SPA의 대표주자로 성장했다.  

기업회생절차 신청,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아

그렇지만 ‘잘 나갈 때 삼가라’라는 말을 간과했을까? 전 사장은 재고 사입으로 시작한 사업 영역을 의류제조, 캐릭터 에이전시까지 확장했고 지난 2015년에는 중국 신다그룹과 손잡고 향후 5년 내 300개의 오렌지팩토리 매장을 중국에 오픈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그렇지만 내부 기반과 시스템이 탄탄하게 구축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뤄진 무리한 확장 전략은 결국 화근이 됐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까지 겹치면서 오렌지팩토리의 확장 전략은 수포로 돌아갔고, 설상가상으로 국내 여건도 빅3 유통을 비롯 주요 리테일러들이 도심권을 비롯 외곽상권까지 속속 진출하면서 오렌지팩토리의 입지가 크게 약화됐다. 여기에 PB상품으로 매장이 대부분 채워지면서 강점이었던 브랜드의 다양성까지 잃고 말았다.

조직과 인재를 제대로 키워 놓지 못하다 보니, 오렌지팩토리는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최종 부도 사태를 맞이했다. 개시 및 인가결정의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으로 돌아갔지만, 오렌지팩토리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 작업이 요구된다. 가뜩이나 어려운 패션환경 속에서 중소 협력거래선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차 • 3차 피해가 이어지지 않도록 말이다.  

■ 패션비즈 2018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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