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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ail / 복합쇼핑몰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 에이랜드 셀프판매형 매장, 생존 KEY로

Sunday, Oct. 1, 2017 | 박한나 기자, hn@fashionbiz.co.kr

소비자 ~ 유통 뉴 웨이브



“저희 안경점은 손님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습니다.” ‘안경은 곧 얼굴이다’를 캐치프레이즈로 하고 있는 패션 아이웨어 숍 「룩옵티컬」 매장에서 나오는 방송이다. ‘안경성형’이라 할 정도로 얼굴형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구비한 만큼, 매장에서 시착을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한 브랜드다. 그렇기 때문에 인건비 대신 매대를 더 늘려, 소비자가 마음껏 안경을 써볼 수 있게 했다.

뷰티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직원의 안내를 원하는 고객과 혼자 둘러 보길 원하는 고객이 쓸 쇼핑 바구니를 다른 색깔로 구분했다. 매장에 들어가면서 고객이 ‘혼자 볼게요’ 또는 ‘도움이 필요해요’라고 적힌 바구니를 선택해 의사를 표현하면, 그에 따라 숍은 대면 판매형 또는 셀프 판매형으로 변신한다.

드러그 스토어의 한국형 모델을 만들어 낸 「올리브영」 역시 직원들이 고객에게 다가서지 않고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세요”라고만 허공에 외친다. 이런 셀프 서비스는 동네마다 다양한 화장품 가게와 모노 뷰티 브랜드 로드숍이 포화 상태였음에도 「올리브영」이 헬스앤드뷰티(H&B) 숍 중 최초로 연 1조원을 달성할 만큼 인기를 끈 요인이다.

글로벌 SPA, 편집숍, PB몰까지 셀프 열풍!

「이니스프리」의 침묵의 바구니는 작년 9월 시범적으로 운영했으나 SNS상에서 2030 젊은 소비자들이 ‘전국 도입이 시급한 서비스’라며 반색하는 반응이 나타나자 전국적으로 확대된 상태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점에서도 기계의 화면을 터치하며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주문을 끝내는 시대다. 제조, 유통에서 식음업계까지 대면 서비스를 불편해하는 고객을 위해, 동시에 인건비 절감을 위해 ‘침묵의 배려’가 뜨고 있다.

「코스트코」 「다이소」 「유니클로」 등 최근 특히 젊은 소비자들이 백화점 대신 편하게 쇼핑하러 가는 곳들도 모두 셀프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패션업계 역시 셀프형 또는 창고형 매장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표준화 매장의 교과서와 같은 글로벌 SPA, 소비자의 놀이터가 된 ‘에이랜드’ ‘원더플레이스’ 같은 편집숍을 통해 소비자와 패션업계도 이미 익숙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매장의 핵심은 피팅룸이 됐다. 공간을 널찍하고 동시에 여러 명을 수용할 수 있게 만들어 소비자가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구매 부담을 주는 직원도 없다. 무엇이든 자유롭게 입어 보며 놀 수 있는 거대 옷장 같다. 과거 백화점이 패션 비즈니스의 중심이었을 때는 대면 판매 위주의 영업이 최고였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혼자서도 편하고 재미있게 쇼핑할 수 있는 자동화 매장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 ‘팩토리스토어’로 시도

지난 8월 말 오픈 후 쇼핑몰 구성상 패션 매출이 스타필드 하남점보다 잘 나올 것이라고 패션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는 스타필드 고양점 역시 이런 형태의 매장을 선보였다. 셀프 판매형으로 ‘신세계 팩토리스토어’가 정점을 찍었다.

기존 백화점 운영 형태와 달리 재고 관리부터 판매까지 직접 신세계가 운영하는 새 비즈니스 모델이다. 매장에 상주하는 백화점 직원들은 재고 확인 요청 시에만 고객 응대를 하고, 상품 정리와 재고 관리, 계산 서비스만 제공한다. 신세계가 직매입하는 수입 편집숍 ‘분더샵’과 PB 상품 그리고 국내외 브랜드까지 총 130여개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하나의 매장에서 판매한다.

브랜드별이 아니라 럭셔리, 영 캐주얼, 우먼즈, 맨즈, 스포츠 · 골프 · 아웃도어, 키즈, 백 · 슈즈로 공간을 나눴다. 신세계 측은 이 공간을 “새로운 백화점 형태로 제안하는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H&M」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의 운영 방식을 적용해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을 자유롭게 착용해 보고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도록 백화점이 직접 점포를 구성하고 인테리어했다”고 소개했다. 백화점보다는 아울렛 형태다.

작은 모노 브랜드 숍 → 대규모 셀프 멀티숍

여성복의 경우 「미샤」 「데코」 「린」 「구호」 「아이잗바바」 「앤클라인」 등이 팩토리스토어에 대거 입점해 고양점에서는 여성복 모노 숍을 찾기가 어렵다. 이곳에 행어 · 매대 몇 개를 기준으로 브랜드들의 상품이 모여 있을 뿐이다. 팩토리형인 만큼 브랜드만의 컬러나 고급스러움은 도드라지지 없다. 반면 브랜드별 숍을 꾸렸을 때보다 인테리어 비용이 절감되고, 입점 브랜드와의 수익 셰어 면에서 효율적이다.

속옷과 같이 사이즈 상담이 필요한 복종은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매출이 확연히 달라지지만 RTW, 패션 액세서리, 라이프스타일의 경우는 셀프 판매에 기인해 구매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얼마 전 사무실로 오는 전화를 받길 두려워하는 ‘전화포비아’의 20대 신입사원이 많다는 뉴스가 화제가 됐는데, 그들에게 백화점 매장의 친절한 대면 서비스는 공포에 가깝다.

게다가 그들의 구매 결정 요인은 직원의 상품 추천, 시착 후 쏟아지는 칭찬, 사이즈에 맞는 상품을 가져다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먼저 이 옷을 산 소비자가 온라인에 올린 후기와 인스타그램 사진이다. 같은 상품이라도 온 · 오프라인 채널별로 가격이 다르다 보니, 어차피 매장에 나가도 상품 태그에 적힌 품명으로 온라인 가격을 검색해 본다.



최저임금 상승 코앞, 저비용 시스템이 관건

소비자 선호도뿐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도 셀프 매장 구축은 필수다. ‘영업 담당자들은 전년 대비라는 말이 가장 무섭다’고 할 정도로 저성장시대이기 때문이다. 운영비를 절감하고 이익률을 높이는 것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전국에 백화점, 아울렛 등 판매채널과 경쟁 브랜드만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당장 2018년 1월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인상된 7530원이 된다. 매장에 사람 한 명을 고용하는 데 최소 월 157만원의 비용이 들게 된다. 만약 연말까지 급여 산정 방식인 ‘통상임금’ 범위가 입법화되지 않는다면,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위반이 될 수 있다. 인건비 부담이 너무나 큰 것이다.

그러나 셀프 판매형 매장이라면 수지 방어가 가능하다.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경우처럼 소비자가 많이 구매한 품목이나 재고 회전까지 자동으로 관리되고, 재고는 창고보다 매장 내에 주로 진열하는 식이다. 물론 전국의 모든 매장이 이런 방식으로 표준화되도록 갖추는 데는 지금의 인건비 못지않은 초기 투자 비용과 시간, 노하우가 필요하다. 하지만 소비자가 매장에서 스스로 구매하는 데 불편함이 없고 이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대를 맞추는 매장이 된다면 점점 온라인으로 가는 젊은 소비자들을 붙잡을 토대가 될 수 있다.        





**패션비즈 2017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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