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로고

World Wide / 해외_뉴욕


패트릭 에르벨, 라이징 스타로

Wednesday, Aug. 23, 2017 | 백주용 뉴욕 리포터, bgnoyuj@gmail.com

클래식과 스포티즘의 조화



디자이너 패트릭 에르벨이 조용히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CFDA, 스와로브스키 남성복상, GQ베스트 디자이너 어워즈 등을 연속으로 수상했고 뉴욕에서 10년 이상 컬렉션을 진행해 온 패션 디자이너인 그는 최근 가장 뉴욕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아메리칸 스포츠웨어에 근간을 둔 모던한 디자인이 두드러지는 그는 매년 뉴욕패션위크에서 ‘무심한 듯 시크한’ 컬렉션으로 쇼를 진행한다. 하지만 옷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한결같다. 패션 아이템 이전에 옷의 기본 역할, 즉 실용성과 편안함을 첫째로 강조한다.

실제로 그는 스포츠웨어나 워크웨어를 즐겨 입으며 밀리터리 등 빈티지 의류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그러면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재를 자주 사용해 컬렉션의 창의적인 면을 부각한다. 투명 비닐, 골드 포일, 말털, 낙하산 등 공업용 소재로 웨어러블한 의류를 만들어 낸다.

CFDA, 스와로브스키 남성복, GQ어워즈 등 수상

패트릭 에르벨은 스웨덴 태생으로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로 이주했다. 손꼽히는 명문 대학교 UCLA에 진학해 정치학을 전공했다. 흥미로운 점은 「오프닝세리머니」의 움베르토와 캐롤, 「로다테」의 케이트 뮬리비와 로라 뮬리비 자매와 UCLA 동문이며 가깝게 지낸 사이라는 것이다.

졸업 후 그들은 모두 뉴욕으로 이주했다. 패트릭 에르벨은 2005년 프린팅 티셔츠로 시작해 2007년 정식 풀 컬렉션으로 데뷔했다. 그해 에코 도마니(Ecco Domani) 어워즈를 수상하고 이어서 2008, 2009, 2010년에 미국의 권위 있는 패션협회 CFDA와 스와로브스키가 주최하는 패션 어워즈 후보에 올랐다.

2011년에는 GQ가 진행하는 미국 최고의 디자이너 어워즈(GQ’s Best New Menswear Designer in America)에 후보로 올랐다. 그는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 왔고 또 걸어 가고 있다. 매해 새로운 소재 회사들, 생산 공장들과의 협업으로 더욱 넓은 제품군과 더욱 고급의 퀄리티로 항상 업그레이드 중이다.


mini interview
패트릭 에르벨 「패트릭에르벨」 CEO


“론칭 10년, 늘 도전하고 싶다”

“10대 때 이미 나는 디자이너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패션스쿨을 갈 필요는 크게 느끼지 못했다. 버클리대학교를 졸업했고(정치학 전공) 버클리는 반박할 필요도 없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명문대다. 나는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고 후에 파슨스에서 드로잉과 재봉 수업을 들었다. 패션스쿨을 가지 않은 것이 나의 패션 커리어에 딱히 불리함을 준 적은 없다.

처음 패션에 몰두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다. 어린 시절 본 것들이 나의 자아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포토그래퍼 닉 나이트의 이미지들, 「헬무트랭」의 옷들이 나에게 큰 신선함을 주었고 나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이로 인해 패션에 눈을 떴다.

하지만 캐주얼한 스포츠웨어와 클래식한 옷들을 주로 입었다. 단 한 번도 ‘나를 봐. 나 이 옷을 입었어!’ 식이었던 스타일은 예전에도 지금도 선호하지 않는다. 사실 패션과는 거리가 멀고 프레피했던 것 같다. 「브룩스브러더스」나 「폴로」 같은 미국적인 것 말고 영국의 록을 많이 들었는데 ‘영국 범생이(NERDY)’ 같은 느낌? 혹은 스웨든의 간결함이라고 할까. 어릴 적에 밀리터리 옷을 많이 샀고 빈티지한 것들을 지금도 좋아한다. 지금은 오래전부터 내가 만든 옷만 입고,  같은 옷을 유니폼처럼 입는다. 디자이너가 패셔너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굳이 옷을 산다면 「챔피언」이나 「유니클로」에서 기본적인 것들 정도.

디자이너가 되기 전 패션 잡지 브이(V) 매거진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갓 졸업한 뒤 여기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바로 업계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고 많은 것을 얻었다. 다른 디자이너를 위해 일해 본 적은 없다. 에디 슬리먼이 「디오르옴므」에 있던 시절 뉴욕에서 그를 위해 모델 캐스팅과 화보 촬영을 도운 적이 있지만 당시 작업은 디자인적인 것이 아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작품을 피처(feature)하기보다 내 것을 창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패트릭에르벨」을 론칭한지 10년 됐다. 시작과 현재 다른 점이 있다면 비즈니스 측면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숍에 입점해 있다는 것은 좋은 징조기도 하지만 홀세일에만 비중을 두는 것보다 자신의 것을 구축하는 것도 좋다. 2010년에 「패트릭에르벨」 온라인 숍을 시작했고 꾸준히 잘되고 있다. 아시아 판매율이 좋고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린다.

실용성과 웨어러블함이 나의 옷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고 그런 옷들을 만들고 있다. 웨어러블함이 때로는 디자인의 범위를 좁히기도 하는데 그럴 땐 판타지가 필요하다. 몇 가지 독특한(crazy) 아이템들도 전체 컬렉션으로 봤을 때 잘 조화를 이룬다. 남성복 기본 실루엣을 유지하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를 찾아 웨어러블하게 만드는 게 나의 디자인 프로세스다. 포일, 낙하산, 철과 구리로 염색한 패브릭, 고무, 말털 등 색다른 것을 찾아본다.

좋은 디자인이란 15년 뒤에도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함이라고 생각한다. 패션의 기본 아이디어는 새로움이고 튀는 것의 창조이기도 하지만 유행하는 옷보다는 오래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 좋다. 트렌드를 인지하지만 그 유행에 내 디자인이 최대한 영향을 받지 않게 하려 한다. 모두가 똑같은 것을 입고 있다면 그것과 다른 것을 내놓으려고 노력한다.

일테면 다음 시즌에 만드는 블레이저도 요즘에 잘 안 입는 것 같아서다. 로고나 그래픽도 사용하지만 나의 옷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전체 컬렉션의 분위기와 맞으면 사용한다. 유행은 오고 가며 또 금방 사라질 수도 있다. 「패트릭에르벨」을 정의하자면 내가 영향을 받은 것들의 범주에 딱히 속하지 않는다. 「패트릭에르벨」은 「패트릭에르벨」이다. 이를 정의하기 위해 매 시즌 나는 독특한 캠페인 이미지나 영상을 만든다. 옷을 디자인하기 시작한 것도 옷뿐만이 아닌 전체 룩과 전체의 컬렉션이 이루는 조화, 그 밖에 캠페인 등 전체적인 것이 좋아서였다.

스웨덴 이민 가정 출신인 내가 만약 스웨덴에서 자랐다면 아마도 지금과는 다른 정체성을 갖고 다른 디자인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지금 당장 내가 스웨덴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가장 기본적으로는 유럽의 접근성으로 그쪽 패브릭을 많이 사용하고 있을 것 같다. 디자인도, 비즈니스도 다 영리하게 잘하는 「아크네」가 떠오른다.

만약 내가 럭셔리 패션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갈 기회가 있다면 「베르사체」라면 좋겠다. 어려운 일이지만 나와는 색이 다른 곳에서 해야 더 재미있지 않을까. 나는 도전을 좋아한다. 늘 기존의 고객을 유지하며 새롭게 나아가고 싶다.”

**패션비즈 2017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본 기사와 이미지는 패션비즈에 모든 저작권이 있습니다.
도용 및 무단복제는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으므로 허가없이 사용하거나 수정 배포할 수 없습니다.
<저작권자 ⓒ Fashionbiz , 글로벌 패션비즈니스 전문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Best Click News

TODAY'S HOT CLICK